
어느 늦은 오후, 어린 왕자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검은 털과 노란 눈을 가진 한 고양이가 다가왔습니다.
"안녕?" 어린 왕자가 먼저 인사했습니다.
고양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어린 왕자를 바라보았습니다.
"난 B-612 행성에서 왔어. 넌 여기 살고 있니?"
고양이는 우아하게 걸어와 벤치 위로 폴짝 뛰어올랐습니다.
"나는 어디에도 살지 않아." 고양이가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그저 발걸음이 이끄는 곳으로 갈 뿐이야."
어린 왕자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아! 그럼 너도 여행자구나! 난 내 행성에 장미를 두고 왔어. 너도 두고 온 누군가가 있니?"
고양이는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이며 대답했습니다.
"아니, 난 혼자야. 하지만 외롭지 않아. 달이 있고, 바람이 있고, 때로는 친절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래도 길들여진다는 건 좋은 거야." 어린 왕자가 말했습니다. "내 친구 여우가 그러더라고."
고양이는 작게 웃었습니다.
"아, 여우 이야기구나. 하지만 우리 고양이들은 조금 달라. 우린 길들여지지 않아. 대신 우리가 누군가를 선택하지."
어린 왕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건 내 장미와 비슷하네. 장미도 자기가 날 선택했다고 했어."
"현명한 장미로군." 고양이가 말했습니다. "네가 그리워하는 게 보여. 네 눈에서 장미 향기가 나거든."
어린 왕자는 놀라서 물었습니다.
"눈에서 향기가 날 수 있어?"
"물론이야.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게 가능해. 나는 사람들의 마음속을 볼 수 있거든." 고양이가 노란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그래서 내가 장미를 그리워한다는 걸 알았구나."
"그래. 그리고 네가 특별한 여행자라는 것도 알아. 보통 사람들은 나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거든."
어린 왕자는 주머니에서 과자 하나를 꺼냈습니다.
"같이 나눠 먹을래? 어떤 할머니가 주신 거야."
고양이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고마워. 하지만 난 이만 가봐야 해. 해가 저물면 별들이 나를 부르거든."
"별들이 너를 부른다고?" 어린 왕자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그래, 마치 네 장미가 너를 부르는 것처럼."
고양이는 우아하게 일어나 벤치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잘 가, 어린 왕자. 네 장미에게 돌아갈 때가 되면, 밤하늘의 별들이 길을 알려줄 거야."
"잠깐만!" 어린 왕자가 외쳤습니다. "네 이름은 뭐야?"
고양이는 뒤돌아보며 미소 지었습니다.
"이름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우리가 만났다는 거야. 그걸로 충분하지 않니?"
그렇게 고양이는 저녁 노을 속으로 사라졌고, 어린 왕자는 오늘의 만남을 그의 작은 수첩에 기록했습니다.
"오늘 나는 고양이를 만났다. 여우처럼 길들여지진 않지만, 별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친구였다..."
'어린왕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어린왕자, 사랑이 필요한 친구들을 만나다 (5) | 2024.11.07 |
|---|---|
| 어린 왕자와 동그란 김밥 : 작은 행성의 맛있는 이야기 (4) | 2024.11.07 |
| 한국에서의 어린왕자 저작권과 상표권 (6) | 2024.11.07 |
| 어린왕자와 스마트 폰 (1) | 2024.11.07 |